글동네

넘어진 마라토너by 주아나

 

 

 

 

오늘 새벽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나의 삶을 한 번 돌아봤습니다.
신앙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 같아서였습니다.
신앙을 막 시작했을 때는 교회에 중요한 행사가 많았지만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주일예배도 신앙을 시작한 지 석 달은 지나서야 나가게 되었습니다.

 

 

3년이 지났을 때 신앙이 크게 휘청할 뻔 했습니다.
신앙을 먼저 시작한 한 선배의 말에 휘둘려 하나님과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행해보니 오히려 더 고통스러웠습니다.
하나님의 뜻이라면서 왜 이리 힘들까 했을 때 그 선배는 교회와 멀어지고,
저는 1년 넘게 해롱해롱 하다가 겨우 정신을 다잡게 되었습니다.
교회는 계속 다니고 있었지만 하나님의 역사를 의심하는 것은 저 스스로 참기 힘든 일이었습니다.

고통이었습니다. 괴로움이었습니다.

 

 

완전히 회개치 않고 5년 7년을 지나니 제대로 기도하지 않을 때마다 일이 안 풀릴 때마다

하나님에 대한 의심병이 돋아 나를 괴롭혔습니다.

 

 

10년이 되었을 때 얇은 귀 탓으로 큰 액수의 돈을 선뜻 빌려주게 되었고 못 받을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분명 성경에도 돈을 함부로 빌려주지 마라 하셨는데,

해외선교사를 위한 돈이라 하니 예수님의 뜻이라 생각하고 제대로 기도도 하지 않고 빌려주었습니다.

그런데 돈을 빌린 사람이 갑자기 행방불명이 되어 물질적으로 많은 고생을 하게 되었고

1년 동안 법무사와 경찰서, 검찰기관을 오고 간 덕분에 겨우 해결되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에 신앙생활에 집중한다는 것은 꿈도 못 꾸었습니다.

 

분명 하나님께서 때마다 나의 삶을 더 높은 차원으로 올라가게 역사하셨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때마다 나는 사탄의 방해든 나의 선택으로 인해 그 기회의 때를 참 많이 놓쳤습니다.

분명 나는 하나님께서 귀한 뜻으로 태어나게 하시고 인도하셨을 텐데,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번번이 놓친 것에 대해 마음이 아팠습니다. 분명 그 때 하나님을 더 붙잡았더라면 분명

내 인생은 달라졌을 텐데... 기도에 선구자가 되어 있지 않았을까?

멋있는 전문가가 되어 예수님을 세계적으로 증거하고 있지 않았을까?

글재주가 있으니 신앙서적을 발간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지금에 나는 보잘 것 없는 한 인간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가슴이 찢어지듯 저려왔습니다.  

 

그렇게 눈에서 눈물이 흘렀을 때 어떤 장면이 지나갔습니다.
넘어진 마라토너가 일어나 결승전을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는 내가 며칠 전에 인터넷으로 본 지식채널-e의 한 장면이었습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마라토너 리마는

결승점을 얼마 남겨 놓지 않은 37km까지 선두를 유지했습니다.

그런데 아일랜드 출신 종말론 추종자의 습격을 당해 떠밀려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넘어진 리마는 몸을 간신히 추스르고 다시 일어나 열심히 달렸지만

결국 2명의 선두가 리마를 제쳐 3위로 골인했습니다.

누가 보아도 화가 나고 항의할 법한 그 상황에서 리마는 끝까지 달렸고,

결승전 앞에서는 두 팔을 활짝 펴고 비행기 포즈를 취하며

완주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그의 인터뷰였습니다.

 

기자들은 리마에게 “이런 일이 없었으면 당신이 일등을 하지 않았겠는가?”
이런 상황에서 심정이 어떤 지를 묻는 리마는,
“신이 이런 상황을 잘 참을 수 있는지 보시려고 나에게 시련을 주신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침착하게 끝까지 잘 달렸다. 그래서 행복하다.”

 

갑자기 떠오른 그 마라토너의 모습...

그것은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신앙생활 한 저에 대한 주님의 대답 같았습니다.

 

 

 

 

[내가 선한 싸움을 싸우고 나의 달려갈 길을 마치고 믿음을 지켰으니
이제 후로는 나를 위하여 의의 면류관이 예비되었으므로
주 곧 의로우신 재판장이 그 날에 내게 주실 것이니 내게만 아니라
주의 나타나심을 사모하는 모든 자에게니라(딛후 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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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6/24/2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