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옥수수by 운영자

 

 

옥수수!
옥수수는 생각만 해도 군침이 도는 맛있는 낱말이다!
누구에게나 마음 한 귀퉁이 아련히 떠오르는 어릴 적 추억이 있을 것이다. 

나에게도 옥수수하면 떠오르는 어릴 적 기억의 한 쪽 사연이 있다.

어릴 적 우리 집 주업은 논농사였기에모내기가 마무리 될 때에야 겨우 고개 돌려 밭 한 귀퉁이에 멀거니 서 있는 옥수수를 보게 된다. 터져버린 한숨, 타버린 옥수수 수염 같이 까맣게 탄 내 무거운 마음.

그 옥수수를 뜨거운 7월의 뙤약볕에 잘 말려 손으로 비벼 낱알로 떨어내고 바람에 키를 흔들어 정갈하게 되를 센다. 남은 떡국 떡이나 먹다 남은 말린 인절미 등과 함께 자루에 담아 5일장마다 오는 뻥튀기 아저씨에게 들고 간다. 운 좋으면 바로 튀기기도 했지만,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날은 2~3시간을 지루하게 기다리기도 했다.

시커먼 솥 안에 부어 한참을 돌다보면 ‘뻥이요!!’하는 아저씨의 우렁찬 소리에 잠깐 귀 막고, 내 키만큼 큰 자루에 서너 차례 수르르 내리 담으면 우리 누나, 동생들 함박웃음 소리가 지금도 귓가에 쟁쟁하다.

지금 그 냇가 둑엔 5일장마다 왔던 뻥튀기 아저씨도, 뻥튀기 튀기려 지루히 기다리는 아이도, 아낙네도 없다. 마트에 가면 쉽게 살 수 있는 ‘뻥이요’가 그 뻥튀기를 대신한지 오래다. 뻥튀기는 대신할 수 있어도 큰 자루에 함박웃음과 함께 담아왔던 그 끝 모를 풍족한 행복, 이제 담아올 수 없음이 아쉽고 마음 한 구석을 시리게 한다.

지나간 날들에 시간도 지금 이순간도 그 때가 지나야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지금, 이 순간도 지나면 알겠지.
살아온 날도 살아갈 날들도 소중하다는 것을.
아내와 아이, 형제와 자매, 부모님... 나와 함께한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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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3/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