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에 얼룩진 매너의 굴욕
-장석용-
요즘 날씨가 초여름 더위라 봄이 봄같이 느껴지지 않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 이렇게 내리는 봄비가 마냥 반갑다.
도로에 ' 톡, 톡 ' 떨어지는 빗줄기가 내 마음에 설레임마저 가져다준다.
원래 비를 무척 싫어하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너무 기뻐, 내 두 발을 탭댄스를 추는 듯하다.
그런데 나의 이 기쁨을 방해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일어났다.
갑자기 승용차가 길 가에 고여 있는 무를 거칠게 치고 기나가는 것이 아닌가?
" 으아 ~~ , 아. ~ 이게 뭐야~! "
나의 옷은 흙탕물로 더렵혀졌고, 주변사람들도 피해를 입었는지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 아이~ , 저 차 뭐야?" , " 저런 사람이 다 있어. "
순간 나도 당황하여, 어떻게 할지 몰라 안절부절했다.
'거참, 매너없는 사람 같으니라구. 아니 사람이 지나가는데 말이야. -_-'
어쩔 수 없이 옷을 갈아입기 위해 집으로 돌아가게 되었고, 방금 전의 기쁨은 완전히 사라졌다.
" 으 ~ 저 아저씨 똥 샀다. ㅎ ㅎ " 라고 놀리며 지나가는 아이들...
아이들의 놀림에 부끄러움도 있었지만 이상하게 화가 불끈 솟아올랐다.
'자동차 운전자가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있었다면, 운전의 매너가 있었다면 '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다.
사실 우리 모두 생활 속에 매너를 지키지 못해 피해를 주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길거리 흡연, 영화상영 중 힘차게 울려 퍼지는 핸드폰 벨소리, 지하철에서 쩍벌남,
줄서기에서 새치기 등등. 모두가 공감하는 내용일 것이다.
" 사람은 누구나 먼저 자신이 잘해야 주변 사람도 잘하게 된다. " 라는 말씀이 생각난다.
항상 내가 문제인 것 같다. 내가 먼저 하면 될 것을 언제나 남에게 미루니
서로 매너 지키라는 말이 나올 수밖에.
모든 사람들이 내 맘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
내가 먼저 한다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나부터 먼저 상대방에게 매너를 지키고
존중해준다면, 다른 사람들도 그와 같이 되겠지. 다짐하며 발걸음을 재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