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心 , 망할 亡
냉장고에 음식이 가득차야 흡족하다.
내 삶도 정신없이 바빠야 보람차다.
바빠야 덜 심심하기도 하다.
양파 한 망을 사서 껍질을 다 깠다.
욕실을 청소하고 머리카락을 다 끄집어냈다.
빨래를 돌리는 사이에 마른 빨래를 다 걷어냈다.
신앙도 소홀히 하면 안 되니까 성경을 부지런히 읽는다.
아들 외로울까 온 몸 바쳐 놀아준다.
그러다 뻗었다.
수요예배가 생각이 안 난다.
꾸벅꾸먹 졸다가 예배가 끝났다.
정신없이 빨리 달린다.
늘 마감에 쫓긴다.
제대로 사는 것이 아니다
제한 속도 100키로 달려야 할 구간을 140으로 달리면,
연료소모도 많고 정서도 불안해진다.
자신도 모르게 흥분해서 들뜨게 되고 피로가 가중된다.
본의 아니게 사고 날 확률도 높아진다.
바쁘다는 의미의 한자는 망(忙)이다.
마음 심에 망할 망이다.
마음이 망했다는 의미다.
정신줄을 놓았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은 급한 일에 쫓겨 정말 소중한 일에 시간을 쓸 수 없다.
인디언들은 달리다가 주기적으로 쉰다.
그들의 영혼이 쫓아올 시간을 주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