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으라 하는 것은
죽어라 잊지도 않고
잊지 마라는 것은
손쉽게 놓아 버리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버리라는 것은
기어이 싸 짊어지고 있고
버리지 말라는 것은
여지없이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버렸습니다
우리는
이런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악하디 악한 마음
죽음을 부르는 입술
지옥을 향해 내달리는 행동
우리 지구촌에 살고 있는 것 맞습니까
이 촌동네, 어쩌다가 이리 되었는지요
그 순수하고 착했던 마음은 어데로 가고
이 무시무시한 마음에, 비쩍 마른 거죽만
남았단 말입니까
어찌 하다가요
아니
이제 또 어찌 하려구요
벼랑 끝이 다 보이는데
어디까지 내달리시렵니까
다시 오셔야지
다시 그 자리로
때 지나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