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우는 아이, 참아주는 아이by 운영자

 

 


‘우는 아이 젖 준다.’
요즘 실감하고 있는 속담이다. 첫째 아이를 낳고 순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둘째는 대놓고 순둥이다.

둘째가 울면 부엌에서 일하다가 잠시 귀를 기울인다.울음이 얼마나 지속하는지 지켜보는 것이다.
울음이 멈추지 않고 ‘울다 - 멈추다’ 를 계속 반복하거나, 소리가 점점 커지면 방에 들어가 달래고 젖도 주고 놀아준다. 한 번씩 들어갈 시점을 놓치면 대성통곡하는 아이를 달래야 할 때도 있긴 하다.

둘째라 첫째 때보다 덜 예민해진 탓도 있겠고, ‘둘째가 좀 울게 되더라도 첫째를 더 챙기자’는 원칙을 계속 지켜가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첫째 아이의 밥을 챙겨주고, 씻기고, 놀아주다 보면 둘째가 기다려야 할 때가 많다.  이런 상황이 자기도 화가 나는지 가끔 큰 소리로 울어대기도 하지만, 보통은 그럭저럭 참아주는(?) 편이다.

무심한 엄마 탓에 종종 혼자 놀다 잠드는 아이를 보면 안쓰러운 생각도 들면서, ‘이 아이가 더 예민하고 별난 아이였다면 내가 어떻게 했을까?’ 생각하게 된다. 아마도 아이의 울음에 더 빨리, 지금보다는 더 예민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예전에 학습지 교사를 한 적이 있다. 순한 엄마보다 예민하고 불편한 엄마의 아이를 더 신경 쓰게 된다. 물론, 그런 이유로 수업 시간을 더 채우고 그 아이에게 더 잔소리하는 것이 공부에 더 도움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나는 하나님 보시기에 어떤 아이일까? 우는 아이일까? 참아주는 아이일까?
참아주는 아이라면 하나님 보시기에 예쁘겠지만, 때때로 울어서라도 나를 보러오게 하고 싶단 생각을 한다. 울어서라도 내 목소리에, 내 기도에 한 번 더 귀 기울이시도록...

하늘의 사랑은 때때로 이기적이 되고 싶을 만큼 갖고 싶은 것이니까.



writer by 도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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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2/29/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