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늦게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루를 마무리하는 기분 좋은 피곤함으로 하늘을 쳐다본다.
낮에 보았던 푸른 하늘이 짙푸른 바닷물처럼 보이고 살랑대는 바람에 나뭇잎들이 해초처럼 느껴진다.
지느러미 달린 물고기가 된 듯 부드럽고 차가운 밤공기를 가르며 걸으니 마치 꿈을 꾸는 것도 같다.
밤늦게 귀가하는 새로운 생활의 변화가 신기하다.
그러고 보니 지난 몇 개월 동안은 잠자며 꿈을 꿔본 기억이 없어 이상했다.
꿈꿀 틈 없이 토막잠을 자며 밤을 일터 삼던 생활에서 한낮의 일터로 위치변화다.
감사한 일이다.
마음도 생각도 꿈도 맞춤 자리가 있는 거 같다.
가는 길에 예상치 못한 굴곡이 생긴 셈인데 이 또한 꿈의 좌표이동으로 믿고 싶다.
나라는 펜으로 하나님은 어떤 큰 그림을 그리시는 걸까?
온몸을 비벼 우는 풀벌레 소리처럼 간절한 기도로 나의 꿈자리를 찾는 새벽을 맞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