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검은 구름 몰려와서
나의 마음 가는곳마다
뒤덮어도 놀라지 않는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가.
너의 퍼붓는 굵은 빗방울보다
더 굵은 눈물을 쏟아내는
참회(慙悔)의 그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보는가.
너의 그 얄팍한 그 속임수에
내가 나의 사랑의 마음 가기를
참회의 눈물 쏟기를 두려워
할 것으로 보이는가.
빨리지나가고 사라지거든
찬란한 무지개나 보내서
다시 뒤돌아 오지 말고
또 다른 것으로 시험치 말라.
뜨거운 태양의 열기에
너는 그 부끄러운 모습은
이미 저 산 너머로 꽁무니를
빼고 있구나.
오늘도 나는 소나기에
흔들리지 않는 청화(淸和)이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