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엄지손가락by 날개단약속

엄지손가락 

 

 

-김형영-

 


 

엄지손가락이 없다면?
엄지손가락이 다른 손가락과 같은 위치에 붙어 있다면?


지금 내 옆에 컵이 있다.
그 컵을 쥘 때, 다섯 개의 손가락이 컵의 한 쪽 면만을 쥐고 들어올리기 때문에 힘도 많이 들어가고 불안정하다. 드는 힘에 비해 비효율적이다. 연필을 쥘 때, 우린 성인이 되어도 초등학교 1학년생처럼 연필을 쥐고는 삐뚤삐뚤하게 글씨를 쓸 것이다.


가위질은 과연 가능할까? 아마 무엇인가를 자르려면, 양손을 이용해서 작두를 사용하듯이 잘라야 할지도 모른다. 가위의 크기와 모양이 달라지면서 휴대하기가 힘들지도 모른다. 신발 끈을 묶는 것도 다년간의 기술을 습득해야 가능할 것이다. 일상생활이 만만치 않은 일이 될 것이다.


독일 해부학자 알비누스는 엄지손가락을 '또 하나의 작은 손' 이라고 했다. 아이작 뉴턴도 '엄지손가락 하나만으로 신의 존재를 믿을 수 있다' 고 칭송했다. 이렇게 과학자들이 엄지 손가락을 칭송하는 이유는 사람의 엄지손가락이 4개의 손가락과 맞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 중 사람과 제일 가깝다는 침팬지도 엄지와 검지가 가까스로 붙습니다.) 이런 구조로 인해 인류는 동물과 다르게 수많은 문명을 소유하게 된 것이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면 단합은 잘될지 몰라도 발전은 더딜 수 있다. 홀로 있어 외로울지 몰라도 다른 눈으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봐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이다.


하나님께서 시대마다 새로운 눈을 가지고 새로운 사상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보내신 것도 앞만 보고 가는 우리의 좁은 시야를 트이게 하시기 위함도 있을 것이다.
매일 만지는 손인데도 오늘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아마 많은 사연들이 들어있어서 그런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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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7/22/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