퀼트
-이정명-
"왜 이걸 일일이 손으로 다 할까/ 재봉틀로 하면 금방 끝날 것을..."
오늘도 투덜대면서 손바느질을 한다. 임신 기간 동안 너무 집에만 있는 것 같아 밖에 나갈 핑계가 필요했다.
산모가 손을 자꾸 움직이면 태아의 머리가 좋아진다는 주위의 말을 듣고 평소 관심있던 퀼트를 시작했다.
3달 초급 과정인데 마지막 단계가 아기 이불이라 욕심내서 열심히 배우고 있다. 조각조각 잘라진 천을 이어 붙여 여러 가지를 만드는데 100% 손바느질로 한다. 바느질에 재미도 느끼지만 너무 시간이 많이 들어 절로 한숨이 나온다. 나중에 큰 이불이나 여러 작품을 만들려면 손목과 손의 부담이 엄청날 것 같다. 작은 파우치 하나를 만드는데도 얼마나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지!
쿠션을 만들 때 가로, 세로 7센티미터 정사각형 크기의 천을 36개 만들어 6개씩 이어 홈질을 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6줄의 천을 다시 위 아래로 촘촘히 바느질을 해야 한다. 초보라서 그런지 처음 2줄을 이어 바느질하는데 1시간 가까운 시간을 보냈다. 정말 어지간해선 못할 짓이다. 출산예정일이 3달이 채 남지 않은 나는 정말 바쁘다. 그 전까지 아기이불까지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아가야~ 엄마가 이불 만들어줄게. 조금만 기다려. 우리 아가 똑똑하게 잘 자라고 있지?"
내가 만든 이불 위에 누워 있을 아기를 생각하며 다시 바늘을 잡고 실을 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