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타고 있어요
- 조영진
난 내가 원하면 어디든 갈 수 있는 작은 차를 운전한다.
(약간의 돈과 시간만 있다면 어디든 *^^*)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는 길.
운전하는 내 앞에 [아기가 타고 있어요]라는 글귀가 적힌 차가 불쑥 끼어들었다.
문득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
'무슨 뜻일까?'
'아기가 놀라니까 경적을 울리지 말아주세요.'
'사고 나면 아이가 다치니까 조심해주세요.'
'아기가 움직여서 운전하기 힘드니까 조심해주세요.' 등...
사소한 일에 집중하는 엉뚱한 성격 탓에 한번 시작한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 [아기가 타고 있어오] 글귀가 적힌 차량은 점전 멀어져갔다.
계기판을 보니 나는 규정속도로 달리고 있었다.
'그럼 저 차는 아기를 태우고 과속하는 거?' 멀어져가는 차를 보며 구시렁거렸다.
'아기가 타고 있다고 왜 붙였어? 잘 달리는구만.'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것,
무슨 일이든 겪어봐야 알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된다.
[아기가 타고 있어요]
글귀를 붙여 놓은 선배에게 꼭 물어 볼 것이다.
'왜 붙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