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진 그 시간 속으로
- 조영진 -
내가 다니던 고등학교에는 별난 것이 몇 가지 있었다. 첫 번째는 삭발. 머리카락을 5mm만 남기고 깎는 것이다. 삭발을 하는데는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고등학교 3년 동안 나는 삭발을 당하지 않기 위해 부단히 도망 다녔고 결국 한 번도 걸리지
않고 당당하게 졸업하는 몇 안되는 사람 중 한 명이 될 수 있었다.
두 번째는 바지색깔. 우리 학교 이름은 부산동고.
사람들은 부산X고라 부르기도 한다. 발음도 비슷하지만 색깔 또한 X색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교복 색깔을 정할 때 흙에서 뛰어 놀아도 표 안나게 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그로 인해 얻게 된 X고라는 별명으로 바지 색깔을 엄청 싫어했다.
세 번째는 바로 '닭둘기'
그 이름만으로도 유명한 '닭둘기'
[공원등지에 서식하며 끊임없이 먹기만 하고, 오로지 운동이라고는 걷기만 한다]는 바로 그 새가 우리 학교에도 있었다. 이 새는 출근과 퇴근, 딱 2번 하늘을 난다.
아니 함 번은 뛰어내린다. 그리곤 하루 종일 땅바닥에 붙어산다. 이 새를 볼 때마다 주위 환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힘들지만 즐거웠던 고등학교 시절. 편한 대학 생활을 하고 있는 지금,
그 시절이 생각나는 이유는 왜일까?자꾸 그 때를 떠올리고 돌아보게 된다. 고등학생인 나 조영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