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아떼 애니 by 날개단약속

 

 

신랑의 직장이 있는 여기, 세부로 100일도 채 안 된 주언이를 데리고 왔을 땐 모든 것이 조금은 막막하게만 느껴졌다. 그래도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시작된 이곳에서의 생활.

 

이곳의 문화 중 독특한 것은 아직 잘 적응이 안 되긴 하지만 Maid(가정부)와 nanny(유모) 문화다. 한 달에 8만 원 남짓한 인건비로도 사람을 손쉽게 쓸 수가 있기에 한국에서라면 꿈도 못 꿔 볼 일이지만 여기서는 그렇게 사람을 쓰는 것이 가능하다. 어찌 보면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문화적 혜택이란 생각도 든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어느 집이나 흔히 접할 수 있는 광경이고. 
그래도 처음엔 ‘어찌, 그 돈을 받고 일을 해 줄 사람이 있을까.’란 의구심이 들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자 그런 의구심이 괜한 기우에 지나지 않는 단 걸 깨닫게 되었다. 옆집에 사는 *아떼도, 뒷집에 사는 아떼도 서로 사람을 소개해 주겠다고 성화다. 그리고 며칠 뒤, 여차여차해서 한 아줌마가 우리 집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이름은 애니(Annie). 
그녀에겐 이 일자리가 절박했다. 
처음 집으로 온 날, 그녀는 우리 집 거실에다가 마치 커다란 짐 보따리를 풀어놓듯 본인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여자아이 다섯에 남자아이 둘, 자신은 7명의 자녀를 둔 엄마라고 했다. 남편은 직장이 없고, 자신은 돈을 벌어야 한다고. 위로 세 명의 아이들은 낮에는(삭제) 학교엘(에) 가고, 네 명의 아이들은 남편과 엄마가 집에서 돌보는데 마지막 아이는 우리 주언이처럼 6개월 된 젖먹이 아기다. 게다가 알고 보니, 나이는 나랑 동갑이다. 
아휴, 딱해라~ 이 일을 어쩐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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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3/2/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