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아떼 애니, 그 두번째 이야기 by 날개단약속

 

 

살림은 녹록지 않지만, 때론 너무나 여유가 느껴지는 애니의 모습에 놀란다. 벌써부터 이웃집 사람들과도 친하게 곧잘 수다를 떠니 말이다. 
애가 7명 있단 게 거짓말일 수도 있다는 신랑 말처럼, 그 말이 거짓말인 것 같진 않은데-. 그녀가 소설을 쓰듯, 자신의 첫째 아이부터 일곱째 아이까지 이름을 줄줄 말해 줄 리가 없으니 말이다. 
아이들의 이름은 모두다 'C' 자로 시작한다고 했다. 그리고 젖먹이 마지막 아이 크리스탄(Christian)을 얼마 전 우리 집으로 데리고 왔는데, 참 건강해 보이는 남자 아기가 우리 아기보다 약간 컸다. 그런데도 갈수록 무거워져만 가는 우리 아기 주언이를 그녀는, 아주 예뻐해 준다. 

 

이웃집 사람에게 내가 어째 애니한테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서,  ‘아니 어떻게 내가 주는 월급으로도 생활이 가능하냐.’ 라고 묻자 그들에게는 그것도 큰돈이라고 했다. 우리가 흔히 이용하는 대형 마켓을 이용하지 않고 그들이 이용하는 Out market에서는 모든 식료품이나 과일들을 더 싸게 살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그렇지, 그녀의 인생은 뭔가라는 생각도 들어 마음이 편치가 않았다. 꼭 무슨 ‘칼라퍼플’ 영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처럼 노예도 아니고, 그녀의 인생은 애 키우고 일만 하다 죽어야 하는 인생인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하나님, 예수님을 의지했다. 매일 함께 우리는 식탁에 앉아 점심을 먹기 전 같은 하나님께 기도한다. 그것이 참 좋다. 그리고 가끔은 성경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그녀에게 하나님, 예수님은 참 좋으신 분이다. 늘 자신의 일곱 아이를 지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식기도를 할 때면 나까지도 경건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빠듯하고 힘겨울 법한 인생에도, 그녀에게 있어서 하나님, 예수님은 범접할 수 없고 불평을 늘어놓을 수도 없는 존엄한 존재자이시다. 그녀에게 축복이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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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3/4/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