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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리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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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동생이 키우던 강아지가 지난주 토요일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유기견보호소에서 입양한 페키니즈로 이름은 신디였고 여동생과는 8년 동안 함께 살았다.

신디는 낯선 사람을 경계해서 짖거나 달려들지 않았고 사람을 귀찮게 하지도 않았다. 여동생의 가족은 제부, 두 조카 이렇게 4명인데, 아이들이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가족 간의 대화가 거의 단절되었다. 그러다 신디가 오면서 가정의 분위기가 달라졌다. 서로의 안부는 묻지 않아도 신디의 안부는 묻고 서로의 이야기는 하지 않아도 신디의 이야기는 했다.

제부가 먼 지방으로 일하러 가게 되면서 한 달이나 두 달에 한 번 집으로 왔고 조카들도 타지에서 직장과 학교에 다니니 여동생은 늘 신디와 함께였다. 그런 신디와 이제 함께 할 수 없으니 여동생은 집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했고 청소한 곳을 닦고 또 닦았다.

남편과 아이들의 빈자리를 신디가 메꿔 주었던 것이다. 정을 붙이고 살면 그 강아지 한 마리가 사람의 마음을 채워줄 수 있는 것이다. 제부는 여동생에게 자기가 집으로 오기까지는 아직 1년 더 있어야 하니 다른 강아지를 다시 키우면 어떠냐고 했다. 여동생은 신디로 족하다고 말했다.

누군가 머물다간 빈자리.
누구도 채워줄 수 없는 그 자리.
하지만 그 빈자리에 함께한 추억이 자리 잡아 오랫동안 따뜻할 것이다.

안녕! 신디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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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4/28/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