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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하나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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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뉴스에서 페루의 소식을 듣게 되었다.
코로나 치료에 필요한 산소가 고갈되어 산소탱크를 채우기 위해 페루 시민들이 10시간 동안 기다린다는 내용이었다.
페루는 세계 최대의 아마존강이 발원하는 나라이다. 무성한 산림에서 뿜어져 나오는 막대한 산소 덕분에 ‘지구의 허파’라 불리는 아마존강을 품고 있는 나라에서 산소 치료를 못 받아 숨지는 이 상황이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작년 중국에서 발생한 코로나는 어떤 나라와 민족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전염병이 되었다.

지구가 하나로 묶여 있는 공동운명체라는 것을 더욱 느낄 수 있다.

어느 한 곳에서 일어난 작은 나비의 날갯짓이 뉴욕의 태풍을 일으킬 수 있다는 나비효과 이론처럼,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 아마존에 한 번도 가 본 적 없지만,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소가 나에게 영향을 미치듯, 우리는 어느 곳에 있든 지구 구석구석 싫든 좋든 서로의 영향을 주고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이와 같은 일들은 역사 대대로 있었다.
한때 중국을 차지했던 유목 민족 중 하나인 흉노는 후한의 공격으로 멸망한 뒤, 그중 한 무리가 서쪽으로 갔다.

역사학자들은 카스피해로 옮겨간 흉노의 후손인 이 무리를 훈족이라고 추정한다.
이 훈족으로 인해 세계역사가 크게 바뀌는데, 그 영향력은 실로 엄청나다.
카스피해로 흐르는 강이 볼가강인데, 훈족은 이 볼가강을 건너 그곳에 살던 동고트족을 쫓아낸다.

쫓겨난 동고트족은 서쪽으로 도망가고, 서쪽에 있던 서고트족은 더 서쪽으로 도망을 간다.
그리고 로마제국의 영토로 몰려갔으니 이렇게 시작된 사건이 375년 ‘게르만족의 대이동’이다.
로마제국으로 들어오는 고트족의 수는 갈수록 늘고 서로마제국은 결국 고트족의 폭동을 막지 못하고 망한다.

그 뒤로 고트족뿐 아니라 다른 게르만족도 로마제국의 영토 안으로 밀려들기 시작한다.
5세기로 접어든 이후 게르만의 여러 부족은 서로마제국의 영토 여기저기에 자신들의 나라를 세우게 되고 이로써 중세유럽의 서막을 알린다.

훈족의 조상인 흉노족의 날갯짓은 또 인도의 역사도 바꾸어 놓는다.
B.C 2세기 초반 묵특 선우라는 자가 흉노족을 하나로 합쳐 아시아의 강대국으로 만들어 계속해서 사방으로 세력을 넓히기 시작했다. 중앙아시아의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파미르고원에 대월지라는 나라가 있었는데 묵특 선우는 대월지를 정복하고 대월지 사람 대다수는 남서쪽으로 달아난다. 대월지 남쪽에는 대하라는 나라가 있었다.
이 대하를 차지한 대월지 사람들은 곧이어 인도로 쳐들어가 인도의 서북부지역을 차지하고 새로운 왕국을 세웠으니

이 나라가 쿠샨왕조이다.
쿠샨왕조는 카니슈카 왕이 다스릴 때 전성기를 이루는데 인도, 페르시아, 그리스와 로마, 중국 등 동서양의 문화를 두루두루 받아들인다. 그 결과 간다라 미술이 이후 약 700년간 크게 발달하고 우리나라 신라의 석굴암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렇게 흉노족의 민족이동이 동아시아, 인도, 서유럽까지 바꾸어 놓았다.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큰일, 작은 일이 언제 어느 때 어디에 영향을 미쳐 다시 역사에 재등장할지 모른다.

지구의 대기권에 둘러싸여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는 한 우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다 연결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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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7/1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