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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에 올라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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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서울 남산에 올랐다. 친구가 톡으로 보내온 사진 때문이다. 단풍이 들고 하얀 구절초가 무리 지어 핀 남산 사진이 마치 초대장처럼 느껴졌다.
그곳은 예전에 직장생활을 했었고 자주 가던 명동이 근처에 있다. 같이 갈 딸에게도 엄마의 추억들을 공개할 기쁨에 흥분되었다.

우리는 명동역에서 내려 케이블카를 타려던 계획을 바꿔 남산타워가 종점인 셔틀버스에 올랐다. 퇴계로와 동대입구역 국립극장을 거치며 차창 밖에 펼쳐진 풍경까지도 알뜰히 즐겼다.
둘레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산을 오르고 있었다. 울창한 나무들 사이로 확 트인 서울의 전망을 만끽할 수 있는 지점들이 나타날 때면 탄성이 절로 나왔다.
셔틀버스는 300m도 안 되는 남산을 금세 올랐고, 곧 서울의 사방이 한눈에 보이는 경이로움이 펼쳐졌다.

그리운 북한산과 반짝이는 한강의 물줄기, 눈에 익은 서울의 곳곳을 찾아보노라니 꿈을 꾸는 것도 같았고, 빼곡히 들어선 빌딩들은 세월의 변화를 실감케 했다.

어느새 석양이 스포트라이트처럼 우리를 비췄다. 그 강렬함에 눈이 부셔서 해를 등지고 뒷걸음질로 걸었다.
온몸을 감싸는 태양을 감히 바라볼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실감하며 엉뚱하게 성경의 빌립이 예수님께 하나님을 보여 달라고 한 것이 생각났다. 나를 본 것이 하나님을 본 것이라고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강렬한 태양을 느끼지 못하겠다며 눈으로 확인하겠다고 하는 것처럼 어리석은 일이 있을까?
곁에 두고 함께 하면서도 가치를 모르고 하늘 앞에 구하기만 한 것들이 생각났다.

정상에서 보는 뷰를 만끽하며 행복해하는 귀여운 딸의 얼굴도 황금빛 석양에 물이 들었다.
케이블카로 남산의 오색단풍을 스릴 넘치게 만끽하며 내려오는 동안 해는 어느새 쓰~윽 주머니에 넣고 싶을 만큼 동전만 해졌다.

안녕~
또 하나의 황금빛 추억으로 물든 오늘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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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1/4/2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