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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지영아!by 날개단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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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조차 무거운 듯한 폭염 속 월요일 아침.
새들의 노랫소리도 생기를 잃은듯한데 창문 너머 이삿짐을 나르는 고가사다리 소음이 시끄럽다.

아차! 오늘은 지영이네가 이사한다는 그날 아닌가?
눈앞의 고가사다리는 19층에 걸쳐져 이삿짐을 싣고 오르락내리락한다.

3년 전쯤 그 아이를 처음 만난 날, 늦은 밤 편의점에서 허겁지겁 빵으로 허기를 때우던 착하고 예뻤던 모습이 생각난다. 그 후 교회에서 낯익은 얼굴을 발견하고 서로 깜짝 놀라 소리 지르며 신기해했던 각별한 사연이 있다.

그 후 딸에게 친구로 소개해주었고, 같은 아파트에서 서로 챙겨주며 안부를 전해 들을 수 있었다. 착하고 참는 성격이라 스트레스도 많은 지영이는 먹는 걸 좋아했다. 딸과 나는 맛있는 게 생기면 지영이 생각부터 나서 챙겼다. 지영이가 맛있게 먹은 모습을 보면 우리는 행복해서 웃었다. 착하고 잘 우는 지영이 덕분에 까칠한 우리 모녀의 심성도 조금은 보드라워진 것 같다.

지영이는 부모님이 싫어하실까 봐 몰래 신앙을 키워나갔는데,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직장을 그만두고 이사를 가는 게 힘든 눈치였다. 내 마음도 좀 슬펐다. 늘 간절함으로 기도하는 그 아이를 생각하며 오히려 입에서 위로의 말을 꺼낼 수가 없어 잠자코 기도해줄 수밖에 없었다.

라디오에선 소심한 쇼팽이 첫사랑을 고백하지 못하고 떠나며 작곡한 피아노협주곡 2번이 흘러나왔다. 이거 참.
통화는 못 할 것 같아서 '새로운 곳에서 더 큰 날개를 펴라'고, '늘 기도해온 대로 성령께서 이끄심을 믿고 강해지라'고 그렇게 문자를 보내려는데, 자꾸만 눈물이 나려는 내 눈꺼풀은 이삿짐 실은 고가사다리처럼 무거워져 깜빡거렸다. 더위도 피곤함도 창문 밖 지영이네 이삿짐 고가사다리를 보며 일시 정지가 된듯하다.

그 대신 늘 신앙에 깨어있으며, 하나님의 성전 된 마음과 몸을 깨끗하고 아름답게 가꿔 생명의 결실을 맺겠다는~ 이 여름 폭염 속의 약속을 꼭 기억하기로 했다.

잘 가 지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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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7/29/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