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고귀한 사랑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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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철 덩어리가 흩어진 작은 공터에 한 아이가 혼자 서 있는 사진을 봤다. 그 아이는 어떻게 혼자가 됐을까? 그 이후에 어떻게 되었을까? 미군을 따라가며 “기브미 초콜릿!”을 외치고 다녔다는 수많은 전쟁고아. 때로 그들을 희화화하며 웃기도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그들의 삶은 너무나 외롭고 비참하기 이를 데 없다.

어느 날 포탄이 터져 많은 사람이 죽을 때 그의 부모도 죽었을지 모른다. 길을 가다 날아오는 총알에 형제를 잃고 인파에 끌려다니다 친구의 손을 놓쳤을지 모른다. 밤이 되어도 돌아갈 집이 없고 배가 고파도 먹을 것이 없다. 울어도 달래 줄 사람이 없고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조차 없다면, 그 어린아이는 어떻게 살아갈까.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이었을까? 단 한 가지만 가질 수 있다면 당연히 ‘부모’가 아닐까. 부모가 되고 나니, 미디어에서 고아들을 보면 울컥하게 된다. 바라만 봐도 웃음이 나고,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그냥 예뻐 보이는 게 내 아이들이었다. 옳고 그름에 앞서 일단 '내 아이 편'에서 먼저 생각하게 되는 마음. 부모 외에 그런 마음으로 바라봐주는 이가 세상에 또 있을까? 그런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가는 고아들이 안타까웠다.

하나님은 부모와 같은 존재라고 한다. 그럼, 하나님도 우리를 그렇게 바라보시는 걸까. 죄를 짓고 우물쭈물 하늘을 제대로 바라보지 못할 때도, 기도하기 민망해서 서둘러 맺을 때도 하나님은 그런 내가 예뻐 보이실까? 내가 잘못할 때, 겉으로 화를 내면서도, 속으로는 그저 귀여워서 미소가 지어지실까?

오랫동안 하나님을 믿어왔지만, 하나님의 마음을 내가 잘 모르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머나먼 우주, 안드로메다의 하나님이 아니라 내 옆에서 절절히 사랑을 주고받는 하나님. 부모보다 더한 그 사랑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할까. 내 작은 사랑이 더 깨달아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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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29/2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