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 점점 사람이 되다
옛날 개미는
순진해서 참 좋았습니다
그 어떤 소리나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고
열심히 제 갈 길 가던 개미
손가락으로 휘휘 젓는 대로
제 가는 길 막는 대로
뱅뱅 돌고
이리저리 갈 길을 헤맵니다
어지러운지
기우뚱~ 기우뚱~
히죽,
나는 웃습니다
현대 개미는
참 얍삭합니다
그래서 싫습니다
너무 약아서
그림자를 느끼는 순간
휑하니 갈 길을 이리저리 훽훽 돌려 가 버립니다
세상에 세상에
개미가 이렇게 빠를 줄이야
세상에서 제일 빠른게 무엇있지요?
거짓말 조금 보태어 그것만큼 아니,
그보다 더하다는 생각 들게 합니다
입을 삐죽, 이기죽거립니다
나도,
개미도
나는 옛날 개미가
순진해서 참 좋습니다
나의 장난을
너끈히 받아 줄 그 개미
다시 만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