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쯤
우리나라에 스타벅스가 들어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친한 동생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언니, 스타벅스 알아요?"
라는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내가 사는 곳엔 스타벅스가 없었으니 당연히 모를 수밖에.
그런데 그때 동생에게 모른다고 말하기 싫었다.
그래서 내 대답은
"응~ 알지. 스타들 키우는 곳이잖아”하며 당당하게 말했다.
동생은 어이없다는 듯
"언니, 스타벅스는 비싼 커피숍인데요?"
나는 민망해하며
"어 진짜? 나는 스타들 키우는 어디 기획사 말하는 줄 알았어."
그 당시 기획사 중에 스타00이라는 이름이 많았던 터라 그렇게 둘러댔다.
그냥 모른다고 할 걸.
들어보지도 못한 스타벅스였는데 왜 그땐 아는 척하고 싶었을까?
한참 나이 어린 동생에게 몰라도 아는 척하고 싶었던 것 같다.
솔직히 말했거나 아는 척하지 않았으면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았을 텐데.
나보다 어린 친구들을 대할 때 내가 더 우위에 있어야 한다는 마음이 컸던 것 같다.
그때 모르는 걸 아는 척한 것이 너무 부끄러워 그 후로는 모르는 건 모른다고 솔직하게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