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거실이 분주해 보였다.
엄마, 아빠는 김장준비에 여념이 없으셨다.
아빠가 앞치마를 두르고, 절인 배추를 나르고 계셨다.
해마다 엄마, 언니, 나, 이렇게 셋이 김장을 하곤 했었는데, 언니는 결혼을 했고, 나도 일 때문에 바빠, 아빠가 김장을 돕겠다고 하셔서 엄마는 어제 급하게 배추를 절였다.
아빠가 앞치마 두른 모습이 재밌어서 아침부터 한바탕 웃었다.
가부장적인 생각이 강한 기성세대고, 무뚝뚝한 아빠지만, 엄마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기에 기분 좋았다.
엄마 역시, 늘 아빠를 위해 노력했다.
예전부터 엄마가 신문이나 뉴스, 스포츠를 워낙 열심히 보셔서, 내가 뭘 그리 열심히 보냐고 엄마에게 물었을 때, 엄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느그 아빠는 바깥 일 하는 사람이다 아이가, 엄마가 집에서 살림한다고 세상 돌아가는 물정도 모르고, 스포츠도 안보면 아빠랑 대화를 우째하노.”
나는 솔직히 감탄했었다.
엄마, 아빠가 그저 평범한 부부라고 생각했는데, 서로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었다.
뜨겁게 애정 표현을 하거나 하시지는 않았지만, 늘 편안한 느낌이 있다.
요즘 사람들은 ‘성격차이’라는 이유로 이혼을 많이 한다.
우리 부모님도 30년을 넘게 결혼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티격태격 다투실 때가 있다.
그럴지라도 서로를 닮아가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름답다.
그리고 그런 노력이 나에게 따뜻한 가정을 만들어 주었다.
나중에 내가 가정을 꾸리게 된다면 나 역시 그럴 수 있을까 생각해 보게 된다.
요즘 사람들은 서로를 위한 배려나 노력이 부족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그러하다. 그렇지만, 나에겐 희망이 있다.
하나님이 나에게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주셨고, 부모님을 통해 가정의 본보기를 보여 주셨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