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시대
- 장석용 -
열심히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후배가 있다. 난 원래 유난히 공부하기 싫어했고,책만 봐도 현기증이 나는 사람이라 이런 후배가 이해되지 않아 "야! 공부하면 머리 안 아프니? 공부가 재미있어?" 물으니,
"공부해야죠, 전 공부가 재미있어요." 라고 답하였다.
학창시절 제일 이해되지 않았던 것이 "공부가 재미있어요." 라고 말하는 친구들이었다.소위 천재라 불리는 그들, 그들의 IQ는 어느 정도일까?
고 1때의 재미있는 일화가 생각났다. IQ 테스트 시간, 아이들은 긴장하며 안절부절 못했지만나는 이전 시간이 체육시간이었고, 점심까지 먹고 나니 밀려오는 잠을 떨쳐버릴수 없었다.테스트 용지가 나와도 대충 체크하고 버렸다.
꿈 속에선 "야, 패스, 패스~ " 외치며 죽어라 축구를 하고 있었다. 이 일로 이것이 내 인생의 큰 오점이 되어버릴 줄은 꿈에도 몰랐다. IQ 테스트 결과, 99라는 IQ 두 자리 숫자가 나에겐 한이 되어버렸다. 다음은 EQ 테스트 시간, 한 숨 자고 났더니 피곤도 풀려 맑은 정신으로 EQ 테스트의 문제들을 꼼꼼하게 풀어나갈 수 있었다. 그 결과 EQ 테스트 전교 3등.
IQ와 EQ 테스트 결과 한동안 나의 별명은 "불균형의 뇌" 가 되어버렸다. "어이~ 불균형." 이 말은 친구들에겐 놀림, 나에겐 굴욕의 시절이었다. 대망의 1년 후, IQ 테스트 결과 기본 100을 거뜬히 넘기는 숫자가 나옴과 동시에 '불균형' 이라는 큰 멍에의 별명을 벗을 수 있었다.
우리는 언제부터 IQ, EQ와 같은 단위의 숫자로 사람을 측정하게 되었을까?
어느 정도의 신빙성은 있을 수 있느나 개개인의 소질, 재능, 개성이 다르기에 모두 맞다고는 할 수 없을 것 같다. "개셩을 버리려 말고 뜻에 합당하게 써라." 는 말씀이 생각난다. 어떠한 틀에 가두어 사람을 보지 말고 각자의 개성을 인정해야 되지 않을까? 인간은 개성대로 창조되었으니 각 개인이 개성의 조화를 이루는 그것이, 창조주 본연의 뜻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