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아기돼지 삼형제by 주아나

 

 


깊은 숲 속, 달이 참 밝다는 그 곳에 아기 돼지 삼형제가 살고 있었어요.
아기 돼지 삼형제는 엄마 돼지의 보살핌으로 무럭무럭 자랐어요.
엄마 돼지는 어느 날 삼형제를 불렀어요.
“너희들이 다 컸으니 이제 내 곁을 떠나 각자 멋있는 집을 짓고 살아라.
내가 너희를 위해 300만원씩 준비했다. 이것을 가지고 한번 만들어 봐.
대신 늑대를 조심해야 한다.
튼튼한 집을 지어야 늑대가 얼씬도 못해. 알았지?”
그래서 아기 돼지 삼형제는 엄마 곁을 떠나 각자 자기 집을 짓고 살기로 했어요.

하고 싶은 거 다 하는 첫째 돼지는 엄마가 준 돈으로 군것질도 하고
오락도 하고 놀이동산도 놀러가고 빈둥빈둥 대다가 돈이 100만원도 남지 않게 되었어요.
첫째 돼지는 시장에서 볏 집을 사왔어요.
“이 돈으로도 집 짓는데 충분해. 비만 안 들어오고 잠만 잘 수 있으면 되잖아.”
그리고는 볏 집을 얼기설기 엮어 집을 대충 지었어요.

해준 것에만 만족하는 둘째 돼지는 딱 300만원어치 나무를 사왔어요.
“이 돈으로 집을 지을 수 있는 것은 나무집이네. 나는 나무집으로도 만족해.
이 정도면 튼튼하지 않겠어! 물론 더 튼튼한 집도 있겠지만 그런 집은 전문가나 짓는 거야.
역시 내가 할 수 있는 수준만큼만 하면 되는 거야.”
둘째 돼지는 나무집을 보며 그냥 만족했어요.

항상 도전하는 셋째 돼지는 고민했어요.
‘제일 튼튼한 집은 무엇일까? 아! 벽돌집이 제일 튼튼하지.
엄마도 분명 그런 집을 지으라는 뜻 일거야.
그런데 300만원으로는 나무집밖에 못 지을 텐데...
그냥 나무집을 지을까? 아니야. 목적을 잊어버리면 안 돼.
음... 좋은 생각이 났다! 돈을 더 모아서 더 튼튼한 집을 짓는 재료를 사는 거야.’
셋째 돼지는 몇 달간 열심히 아르바이트를 해서 400만원을 모았어요.
700만원은 벽돌과 시멘트를 사기에 충분했어요.
셋째 돼지는 벽돌을 쌓고 시멘트를 바르며 튼튼한 집을 지었어요.
그때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가 놀러가자고 왔어요.
“나는 지금 바빠요. 튼튼한 집을 지어야 하거든요.”
셋째 돼지는 계속 생각하며 더 좋은 집을 만들어 갔어요.

다음 날, 첫째 돼지의 집에 늑대가 찾아왔어요.
“첫째 돼지야. 어서 나와서 나랑 놀자.”
“거짓말. 나 잡아먹으려는 거지? 안 나가!”
그런데 늑대가 후~ 불지도 않고 가만히 있었어요.
“우리 집이 튼튼하니까 못 들어오는구나!”
“바람을 기다리는 거야.”
“바람을 왜 기다리는데.”
“이런 집은 내가 굳이 건드리지 않아도 무너지게 되어 있어.
세상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날아가 버릴걸.”
정말 바람이 불자 첫째 돼지의 집이 확 날아가 버렸어요.
깜짝 놀란 첫째 돼지는 둘째 돼지네 집으로 얼른 도망갔어요.

늑대는 또 쫓아왔어요.
“둘째 돼지야. 어서 나와서 나랑 놀자.”
“거짓말. 우리 잡아먹으려는 거지? 안 믿어!”
늑대는 집을 보자 살짝 놀라는 눈치였어요.
“이 집은 조금은 도전 의식이 생기네. 나무로 나름 견고하게 집을 지었어.
근데 이 집에 큰 단점이 하나 있는 걸 아직 모르나봐.
그것은 이 집이 다른 사람의 돈으로 만들었다는 거야.
그 돈으로도 충분히 집을 지을 수 있으니까 더 노력하려고 하지 않아.
그래서 그냥 만족해 버려. 도전의식이 없어. 이런 집은 잘 살피면 여기저기에 틈새가 있지."
늑대는 자기안주의 틈새를 발견하고는 그 곳으로 센 바람을 불었어요.
그러자 나무집이 폭삭 무너졌어요.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는 셋째 돼지의 집으로 도망갔어요.

“막내야! 살려줘. 늑대가 쫓아와!”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는 셋째 돼지의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어요.
“형님들 무슨 일이에요?”
“글쎄 늑대가 와서 우리 집을 다 부셨어.”
“우리 집은 다 날아가 버렸어. 흑흑.”
“형님들, 여기는 안심하세요. 벽돌집은 늑대가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
셋째 돼지는 집에 있는 모든 문과 창문을 잠궜어요.

늑대는 또 쫓아왔어요.
“셋째 돼지야. 형들도 같이 있지? 잘 됐네. 우리 같이 놀자.”
“절대 안 믿어! 우리 잡아먹으려는 거 다 알아.”
“그래? 그럼 내가 이 집을 다 날려버려야겠네.”
늑대가 집을 보자 깜짝 놀랐어요.
‘아차차... 벽돌집은 생각도 못했네. 대부분 나무 집에서 만족하고 끝나는데...
그래봤자. 집이 집이지 어디 틈 하나 없겠어?’
늑대는 깊이 숨을 들이마셨어요.
훅! 훅훅훅! 훅훅! 훅--------- 허걱허걱 켁켁.
하지만 벽돌집은 꿈적도 안했어요.

늑대는 조바심이 났지요.
‘무슨 집이 틈이 하나도 없냐. 창문까지 3중이야. 엄청 튼튼하네.’
그러다가 무엇을 발견하고는 싱긋 웃었어요.
‘아, 저기 굴뚝이 보이네. 킥킥. 그럼 그렇지.
벽돌집을 만들면 뭐해. 저렇게 틈을 남겨놓았는데.’
늑대는 사다리를 타고 지붕으로 올라갔어요.
그리고는 굴뚝의 좁은 틈으로 몸을 집어넣었어요.

첫째 돼지와 둘째 돼지는 놀라서 소리쳤어요.
“늑대가 굴뚝으로 들어오려나 봐. 어떡해!!!”
셋째 돼지는 깔깔깔 웃었어요.
“걱정 마. 늑대는 절대 집으로 못 들어와.
거긴 벽돌집의 틈이 아니라 최고의 무기가 숨어있는 곳이야.
바로 불꽃이 있는 벽난로!!!!”

늑대는 굴뚝에서 내려오다가 벽난로에 떨어졌어요.
“으악! 뜨거워. 불꽃이잖아! 빈틈인 줄 았았더니 제일 무서운 곳에 떨어졌어!
아니 무슨 집이 이렇게 틈이 없어.
심심하면 놀아야지 왜 말씀을 봐?
힘들면 자야지 왜 기도를 해?
완전 어려우면 포기해야지 왜 주님을 찾아?
마음이 식으면 꺼트려야지 왜 자꾸 성령의 불을 지펴?
뭐 저런 집이 다 있어?
아, 못 이기겠다! 아우 뜨거워! 내 꼬리 다 타겠네! 도망가자!!!

“늑대가 도망갔다. 이제 우리 살았다.”
“셋째 돼지가 아니었으면 우린 늑대의 밥이 되었을 거야. 정말 고마워.”
아기 돼지 삼형제는 서로 얼싸안고 기뻐했어요.

“늑대가 와도 끄떡없는 집을 지어야지. 셋째 돼지 집처럼!”
이후 다른 돼지들도 셋째돼지를 본받아 튼튼한 벽돌집을 짓기 시작했어요.
아침이 되자 벽돌집에 햇살이 비춰졌어요.
그 모습이 마치 황금색 성을 연상시켰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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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2/3/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