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살 없는 감옥
신영복 교수의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이라는 책을 읽고 있다.
감옥생활을 회고하며 정리한 글들을 모아 엮은 책인데,
감옥이라는 낯선 공간에서의 생활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었다.
'감옥은 여름보다 겨울이 좋다'고 한다. 여름의 무더위 속에서
사람들과 섞여 좁은 방에서 자다보면 옆 사람이 단지
'37도의 열덩어리' 로만 느껴져 증오하게 되기 때문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을 미워하는 것은 참으로 괴로운 일이라는
그의 말을 공감하며 '감옥이란 정말 비인간적이고 힘든 곳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삭막한 시멘트 안, 추위에 떨고 더위에 지치며 그 어디에서도
위로 받지 못하는 사람들, 창살 밖 세상을 그리워하며 수년간
홀로 하루하루를 살아내야 하는 곳, 그곳이 바로 감옥이다.
그러나 감옥 속에 있지 않으면서 감옥에 사는 사람들을 종종
볼 때가 있다. 자신이 만든 감옥에 갇혀 자신도 모르게 사람들과
멀어진 사람,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었던 모진 말들이
벽돌처럼 차곡차곡 쌓여 담을 만들어 버린 사람들이 있다.
생각해보면 나로 인해 상처받은 사람들은 가까운 사람들이다.
가장 사랑하고 소중히 대해야할 사람들에게 모진말로 상처를
준적은 없었는지, 그래서 그들이 나의 눈치를 보고 있진 않은지...
'항상 듣는 자에게 기쁨을 주고 희망을 주는 말,
위로를 주는 선한 말을 하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는
어느 주일예배 때 말씀이 떠오르는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