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맞춰 무리 지어 이동하는 기러기들.
기러기가 철을 따라 이동할 때 4만 킬로미터를 날아간다고 한다. 리더 기러기가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 뒤처진 기러기들의 제일 뒤로 날아가 끝까지 보살피며 돕는다.
최근 한 강의에서 본 기러기들의 영상이 여운을 남긴다. 기러기들의 언어로 소통하며 함께 목적지까지 나는 모습이 감동 있게 다가왔다. 함께 기쁨을 나누며 누린다는 동행의 의미를 되짚어 본 강의였다. 기러기처럼 사람 역시 혼자선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기에 동료들과 함께 어디선가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 어떤 목표와 방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에 서 있는 많은 사람. 부부 관계, 혹은 선생과 제자 사이, 또 어떤 단체나 조직 속에서 동료애로 똘똘 뭉쳐 한 목표와 방향성을 지니고 함께 걸어가는 길이 어쩌면 기러기들의 동행이 아닐까. 비단 함께 걸어가는 것만이 아니라 동행하는 내내 기쁨도 함께 누린다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을 듯하다. 서로 용기 북돋아 주며 격려하며.
지나고 보면 곁에 있던 동료들과 함께 걸어온 동행의 시간이 내겐 귀한 선물 같다. 수능이라는 큰 목표를 두고 동고동락했던 반 친구들, 대학에서의 또 다른 희망을 품고 한때 열심이었던 동기들, 더 큰 사회의 발전을 위해 각기 처소에서 매진하던 직장 동료들. 함께 해준 이들에게 새삼 고마움을 느낀다. 각자 개성과 색깔은 달랐지만 서로 돕고 함께 하는 과정 중에 고군분투했기에 크고 작게 빚어낸 결과물이 빛을 냈다. 하물며 자기 자신이라는 작은 소산을 얻어 내기도 했다. 정말 그들이 없었다면 나 역시도 버텨오지 못했을 테고 뭔가 이룬 보람의 맛도 느껴보지 못했을 것이다.
‘나를 스쳐 갔던 좋은 인연이든 나쁜 인연이든 그 사람들 덕분에 오늘의 자리에 있구나. 나 혼자 다 이뤄낸 게 아니구나.’
그들과의 동행이 값진 경험으로 남아 오늘의 자신을 이루고 만들어 준 거라 믿는 어느 배우의 말이 내 가슴을 두드린다. 지금 주어진 이 시간, 나와 함께 속해 있는 이들과 다시 시작하는 나의 인생 2학기. 함께 하는 동료들과 작은 화이팅을 외쳐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