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야기 한번 들어봐.
지난주인가? 지인이 이사 가면서 주니어 옷장을 두고 간다는 거야.
나는 잘됐구나 생각이 들었어.
왜냐하면 우리 집 옷들이 베란다로 밀려 나갔거든.
근데 햇볕이 잘 드는 곳이라 변색되고 난리도 아닌 거야.
그래서 내가 가져간다고 바로 연락을 했지.
지인 집에서 옷장을 내려놓고서 차에 넣으려고 하니 생각보다 옷장이 큰 거야.
그래서 봉고차를 빌렸는데도 안 들어가.
생각이 깊어지더라구. 운송 업체를 불러야 하나?
그런데 부르자니 배보다 배꼽이 더 크게 생겼더라고.
그 값이면 새 옷장 사는 게 낫지 않겠어?
그래서 어떻게 했는지 알아?
그 옷장을 붙잡고 기도를 했지.
‘하나님, 이 옷장을 저에게 주신 거라면 제가 꼭 가져가게 해주세요.’
그리고는 그 옷장에다가 주인 있다고 써 놓고는 일단 집으로 갔지.
곰곰이 생각하며 이런 방법 저런 방법 생각하는데,
순간 감동이 오기를 가구집 사장님 얼굴이 떠오르는 거야.
가구집 사장님이니까 트럭이 있잖아.
전에 그 가게에서 물건을 몇 개 사서 안면이 있었거든.
가게 사장님과 사모님에게 여차여차 이야기를 하니까,
이게 웬일이야~ 흔쾌히 응해주시는 거야.
역시 전문가더라구. 혼자 그 무거운 것을 다 옮기데.
그러더니 5분도 안되어서 우리 집까지 옮겨 주셨지.
와, 하나님께서 이렇게 역사해주시는구나 하며 감사했지.
그리고 옮겨주신 사장님께 이제 어떻게 감사의 표현을 할까 고민했어.
‘5만원은 좀 과한 것 같고, 2만원은 좀 야박한 것 같으니 3만원을 드리자.’
‘현금으로 드릴까? 아니야 부담스러울 수 있으니 물건이나 과일이 나을까?’
‘천혜향으로 할까? 딸기로 할까? 아니면 더 좋은 게 있을까?’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보니 머리가 다 아플 지경이었어.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는데 갑자기 무슨 생각이 떠올랐는지 알아?
‘너 나한테 그런 식으로 감사한 적 있냐?’
하나님이 나에게 하신 말씀 같았어.
순간 머리가 띵~ 울리더라고.
사람에게 감사할 때는 그토록 감사하며 고민하면서,
왜 하나님께 감사할 때는 고민한 적이 없었을까...
‘하나님께 찬양으로 감사를 드릴까? 아니야 사랑 조건을 드리는 게 좋겠어. 일주일 정도 감사할까?
아니야. 40일은 감사해야지~ 아니면 예쁜 옷을 입고 하나님과 감사 데이트를 갈까?’
내가 이랬으면 하나님께서 그 고민하는 모습만으로 얼마나 예뻐하시겠어.
물론 우린 늘 하나님이 해주신 일에 감사하지.
뭐 감사 안하고 지나가는 사람 있어?
그런데 너무 고민을 안 한다는 거지.
‘늘 내 곁에 계신 하나님~’ 하면서
실상은 가게 사장님보다도 못 챙겨드린 꼴이 되었으니까.
분명 가게 사장님을 떠올리게 하신 것도,
사장님 마음을 움직인 것도 하나님이신데
가게 사장님 선물만 고민했으니... 어휴 나도 참 눈치가 없어.
하여튼 생각이 깊어지는 하루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