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은 온라인 ㅇㅇ나라에서 중고 제품을 사고파는 것을 좋아한다.
물건을 살 때는 직접 만나서 구매하거나, 먼저 돈을 송금하고 택배로 받는다.
어느 날 남편은 ㅇㅇ나라에서 제품을 샀는데, 기능과 가격에 아주 많이 만족해하며 나에게 이야기했다.
나는 ‘어떻게 모르는 사람에게 돈을 먼저 송금하고 물건을 받지!’하는 약간의 의심이 들긴 했지만,
여태껏 별 탈 없이 거래를 해왔기에 ‘잘됐어요.’라고 말했다.
이번 거래에서도 남편은 상대방과 문자를 주고받으며 돈을 보냈다.
남편은 송금 후 확인 전화를 하려고 상대방에게 전화를 걸었는데,
헉~ 전화기가 꺼져있다.
나는 ‘설마!’ 하면서도 돈을 보내자마자 핸드폰이 꺼져있는 기막힌 타이밍에 놀라며 ‘처음으로 사기당한 거 아니에요?’
라고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의 눈빛이 살짝 흔들렸다.
6만 원이 조금 넘는 돈이었는데 ‘살면서 이 정도 사기는 양호하다고 생각해요.’ 라고 애써 남편을 위로했지만 속상했다.
그러다 1시간쯤 흘렀을까?
남편이 상대방과 다시 연락됐다며 안도했다.
상대방의 핸드폰 배터리가 다 되어 연락이 잠시 끊어진 것이었다.
순간 나는 부끄러웠다.
‘100% 사기당했구나!’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문과 뉴스를 통해 보이스피싱, 사기 등의 뉴스를 많이 접하다보니 순수하게 사람을 믿지 못하는 나를 발견한 것이다.
무턱대고 다 믿는 것이 좋은 건 아니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 믿음이 없어진다면 세상이 얼마나 삭막할까!
이 사건을 통해 내 마음속에는 사람을 의심하는 마음과, 믿는 마음 중 어느 것이 더 크게 자리 잡고 있나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