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_보도자료

기득권 유지가 먼저…세월 흐른 뒤 진실 드러나다

- 혁신 거부한 이들에 맞선 사람들…특정세력 이해관계로
- 새로운 가능성 차단된다면 사회 발전 위협받을 수도 있어
- 언론의 공적 역할…진실 보도와 소통의 중심으로 거듭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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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테슬라가 사망한 이후, 미국 정부는 테슬라의 연구 노트와 설계도를 외국인 자산관리국을 통해 압수했고, 일부는 FBI의 손에 넘어갔다. FBI는 “별다른 과학적 가치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하며 일부 자료를 공개했지만 여전히 많은 기록은 미공개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서는, 그가 고안한 기술 중 일부가 거대 자본의 이익에 저해될 수 있어 비공개 상태로 남아 있다는 주장을 제기한다. 물론 테슬라의 워든클리프 타워는 당시 기술과 자본 여건으로 볼 때 실현이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의 비전은 단지 한 과학자의 이상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방향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만약 그의 비전이 기득권층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닌 인류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받았다면 전 세계는 지금보다 더 빠르게 디지털 혁신을 이루고, 에너지 불균형이 줄어든 세상에 도달할 수도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손씻기 주장하고 추방당해 폐혈증으로 삶을 마감한 ‘이그나츠 제멜바이스’

기득권에 의해 억압받은 과학자와 이론은 역사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19세기 중반, 헝가리 출신 산부인과 의사 이그나츠 제멜바이스(Ignaz Semmelweis)는 산모 사망률이 높은 원인을 추적하던 중, 의사의 손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당시 병원에서는 해부를 마친 의사들이 손을 씻지 않고 바로 분만에 참여하는 일이 빈번했으며, 그 결과 산욕열로 인한 산모 사망률이 10%를 넘었다.

제멜바이스는 1847년 염화칼슘 용액으로 손을 씻도록 한 뒤, 산모 사망률이 1~2% 수준으로 낮아졌다. 그러나 그의 주장은 당시 의료계의 권위와 관행에 정면으로 맞서는 행동으로 받아들여졌다. ‘의사의 손이 더러울 수 있다’는 그의 전제는 동료 의사들의 불쾌함을 유발했다. 결국 그는 병원에서 해임되어 의학계에서 철저히 고립되었다. 그뿐 아니라 정신병원에 감금되어 구타로 인해 패혈증에 걸려 생을 마감한다. 그가 생전에 그토록 막고 싶었던 패혈증으로 죽음을 맞이한 것이다. 그의 죽음 이후 수십 년이 흐른 뒤 루이 파스퇴르의 세균설과 로베르트 코흐의 병원균 이론이 정립되면서 제멜바이스의 위생 개념은 비로소 과학적으로 인정받게 된다. 오늘날 그는 손 씻기의 아버지, 감염병 예방의 선구자로 불리며 현대 의학계에서 꼭 기억되어야 할 인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과학보다 앞선 경쟁 기업의 마케팅에 희생된 제품들

과학적 안전성이 입증된 제품이지만 경쟁업체의 마케팅 전략과 오해로 인해 지금까지도 시장에서 오해받고 있는 제품들이 있다. 본질적으로 몸에 해롭지 않지만 ‘몸에 나쁜 인위적인 제품’이라는 부당한 낙인을 피할 수 없었다. 화학조미료라는 낙인이 찍힌 MSG(글루탐산 나트륨), 미원이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MSG는 감칠맛을 낼 수 있는 조미료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화학조미료로 알려진 것과는 다르게 발효 조미료로 사탕수수 원당과 당밀을 발효시켜 만든 아미노산의 일종이다. 이런 아미노산은 버섯, 토마토, 우유 등의 천연식품에도 대부분 들어 있는 성분이다. 1956년 출시 이후 미원은 1세대 조미료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런 미원의 아성에 도전하고자 수많은 조미료들이 도전장을 냈지만, 미원을 이길 수는 없었다.

마법의 가루로 불리며 시장을 굳건히 지키던 미원에 큰 시련이 다가왔다. 미원의 아성을 누르고자 A사에서 MSG에 대한 공포 마케팅을 시작한 것이다. MSG는 화학물질이며 몸에 해롭다는 마케팅을 펼치며 미원의 아성을 위협했다. 그로 인해 경쟁사에서 출시한 무MSG 제품은 승승장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론칭에 성공한 줄 알았던 제품은 금방 시장에서 사라지게 된다. 2010년 MSG에 대한 논란이 다시 불붙게 되는데, 이때 미국 FDA와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여러 기관에서 MSG에 대한 안전성이 입증된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MSG가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은 계속되고 있다. 근래에는 미원의 감칠맛이 나트륨의 섭취를 줄여줘 오히려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재평가를 받고 있다.

‘카제인나트륨’ 논란, 믹스커피 시장 흔든 공포 마케팅

국내 믹스커피 시장의 절대 강자 동서식품의 맥심 모카골드는 지난 30여 년간 시장점유율 80% 이상을 유지하며 1위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1990년대, 믹스커피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후발주자 B사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이 평온한 판도를 흔들기 시작했다. B사는 신제품 출시와 함께 당시 톱스타를 모델로 내세우며, “프림은 걱정된다”, “화학적 합성물인 카제인나트륨을 뺐다”는 문구를 전면에 내건 광고를 집행했다. 이는 곧 동서식품의 맥심에 사용되는 프림이 건강에 해로운 것처럼 소비자에게 인식되도록 유도한 캠페인이었다. 이 광고는 즉각적인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실제로 맥심의 매출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당시 업계는 ‘카제인나트륨’이라는 생소한 성분에 주목했고, 소비자 사이에서도 커피믹스 원료에 대한 불신이 확산됐다. 카제인나트륨은 우유의 주요 단백질인 카제인(casein)을 수산화나트륨 등 알칼리로 처리해 물에 잘 녹도록 만든 식품첨가물이다. 유화제와 결착제 기능을 하며, 우유보다 가격이 저렴하고 가공식품에서 부드러운 식감을 제공하는 역할로 널리 사용된다. 문제는 이 성분이 과장되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화학물'로 낙인찍히며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됐다는 점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당시 B사의 다른 제품군(분유 등)에도 카제인나트륨이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역풍을 맞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카제인나트륨은 국제적으로 안전성이 입증된 식품첨가물이며, 과학적 근거 없이 공포심을 자극하는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B사는 시장점유율이 일시적으로 20%대까지 상승했지만, 동서식품이 이후 ‘카제인나트륨 무첨가’를 강조한 리뉴얼 제품을 내놓으며 반격에 나섰고, 결국 1위 자리를 되찾는 데 성공했다.

정치권력 등과 언론의 유착…언론의 공적 역할 위협 받아

앞서 살펴보았듯 기업의 마케팅 과정에서 언론 또한 비중 있는 역할을 하게 된다. 대중들은 기업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진행되는 언론 홍보전략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숨겨진 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는 기업의 마케팅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이슈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따라서 언론의 공적인 역할이 더욱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한국에서는 특히 정치권력과 언론의 유착, 기업 광고 의존 문제로 인해 언론의 공적 역할이 위협받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언론은 단순한 뉴스 전달이 아니라, 권력을 감시하고 사회적 공론장을 형성하며 공동체의 건강한 소통을 이끌어 나가는데 그 역할을 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세력의 이해관계로 새로운 가능성 차단된다면 사회 발전 위협받을 수도

기득권 등 특정세력의 이해관계에 의해 새로운 가능성이 차단된다면 앞으로 사회 발전 역시 위협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신기술과 새로운 이론 등을 주장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낯설고 불편함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낯섦을 이유로 배척하기보다는, 과학적 검증과 합리적 판단을 통해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기반이 마련된다면 비로소 공공의 자산으로 또 변혁을 이끌 수 있는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사원문 : [한강일보] http://www.hangg.co.kr/news/view.php?idx=99026&mcode=m40we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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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5/26/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