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은 모닝콜>
한낱 뙤약볕도
컴컴한 밤이 되어
시들어 버렸고,
만주를 휩쓸던 광게토 대왕의
용맹함도
역사 속에 묻혀 버렸다.
나의 생.
짧지 않은 삶 속에서
나의 뇌는
뇌리를 스칠 만한 일 하나를
기억하지 못한다.
눈을 가리고,
몸을 웅크리고 살아 온 걸까?
나름 아웅다웅 살아왔다만,
내게 안긴 건
18년 생의
텅 빈 선물상자 뿐.
그래도 아직 다하지 않은
나의 10대가 있기에,
마음 한 구석 간직해둔
빛 바랜 희망으로
깊은 잠을 깨워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