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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빵by 펜끝 이천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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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수무책 束手無策
손을 묶인 듯이 어찌 할 방책(方策)이 없어 꼼짝 못하게 된다는 뜻으로, 뻔히 보면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꼼짝 못한다는 뜻.

첫째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였다. 모유를 먹이고, 트림을 시키려고 등을 톡톡 두드리는데 아기가 갑자기 왈칵—먹은 것을 모두 토해버렸다.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무엇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더운 물도 틀어야 하고, 내 옷도 정리해야 하고, 바닥 청소도 해야 했다. 누가 곁에 있었다면 뭐라도 부탁할 수 있었을 텐데 아무도 없었다.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다른 문제가 생겼다. 제일 큰 문제는, 아마도 ‘초보 엄마인 나 자신’이었다.

속수무책. 비단 이때 뿐이었을까. 돌이켜보면, 인생은 ‘방책이 있을 때보다 없을 때’가 더 많았다. 앞날을 예측할 수 없는 우리가 어떻게 매 순간 정확한 해법을 찾을 수 있을까. 결국 그때그때, 가장 괜찮아 보이는 땜빵을 하며 겨우겨우 지나왔던 것은 아니었을까.

러시아의 작가 톨스토이의 작품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서 천사 미하일은 이런 깨달음을 얻는다. “사람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래서 인간은 다른 이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사람들은 서로를 돌보고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고 그는 말한다.

인생을 살다 보면 속수무책인 순간들을 수도 없이 만나게 된다. 그럴 때마다 기도한다. 오늘의 땜빵이 무사히 지나가기를. 혹시 실패하더라도 비슷한 처지의 이웃과 함께 고민하며 손잡고 이겨낼 수 있기를. 그렇게 하루하루를 건너다 보면, 때로는 좋은 결과가 나오기도 하고, 어느덧 시간이 흘러 그럭저럭 ‘삶’이라는 것이 영글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오늘도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속수무책 앞에서 포기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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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10/26/2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