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동네

마지막 퍼즐 한 조각by 날개단약속

 

 




퍼즐 맞추기가 취미인 블로그 이웃이 있다. 요즘 그녀가 고흐의 <해바라기>나 <별이 빛나는 밤에>같은 명화 퍼즐을 벽장식 액자로 만드는 게 흥미롭다.

그녀는 바쁜 일상 속에서 깔끔, 정확하게 시간을 내어 퍼즐 맞추기를 순차적으로 여러 개 계획하고 포스팅한다. 또 이웃들과 퍼즐 선물을 주고받기도 하고, 집에 온 손님들과 퍼즐을 즐기며 모임을 하기도 한다.

그녀의 남다른 매력에 이끌려 어느덧 나도 퍼즐 조각을 보면 머리가 상쾌해지고 그녀가 퍼즐을 완성하는 순간을 함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가끔 '만약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잃어버리고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나?' 궁금해질 때가 있다. 물론 그녀에게 물어본 적은 없다.

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퍼즐 한 조각의 마무리가 주던 쾌감에 상응하는 최악의 가상현실이 뻥 뚫린 검은 구멍처럼 공포스러워진다.


2006년 하버드대 인지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가 25년에 걸친 연구 끝에 주창한 '다중 지능'이론은 교육학, 인류학, 심리학 등 여러 분야에 막강한 영향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제껏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남겨놓고 있었으니, 바로 '9번째 지능'의 존재다.


다중지능이론은 IQ만이 유일한 인간 지능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음악/신체운동/공간/논리수학/언어/인간친화/자기성찰/자연친화 등 숨어있던 다양한 지능의 세계를 일깨워 일대 혁명을 몰고 왔다. 


사람들은 다중지능 이론이후 사람마다 서로 다른 재능을 개발하는데 관심을 쏟았고 가드너가 9번째 지능으로 예견한 실존지능내지는 영성지능의 개발에도 기대를 모았다.

이는 삶에 대한 불안과 혼란이 더해가는 세상에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며 폭넓은 관점과 재능으로 리드하는 9번째 지능의 천재들이 무한경쟁 사회의 대안으로 요청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무엇 때문인지 가드너는 '삶의 근원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지능이자 8가지 지능을 이끄는 9번째 지능을 확정 짓지 못하고 어정쩡하게 남겨두었고, 오히려 그의 연구를 토대로 한 다른 학자들의 EQ(감성지능)와 SQ(영성지능) 연구가 성과를 거둬 21세기의 상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가 남겨둔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이 아이러니하게도 인류를 '영성지능'이란 신대륙으로 이끌었음을 확인하며, 그의 의도인지 한계인지를 따지기 앞서 하나님의 신비를 느낀다.


우리에겐 인생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남겨놓은 듯이 여유가 없어지는 때가 종종 찾아온다. 뇌의 밤이다!

사람은 안 될 때라도 지난날 하나님께서 함께해 준 사연을 기억하며 부닥친 현실을 뚫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아브라함이 믿음의 조상이 된 것도 '지난날 하나님 말씀대로 하니 잘 되더라'는 경험이 축적된 것이 아닐까?

그러니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찾을 때까지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며 믿음을 산처럼 세워본다.

아니 오히려 여유를 갖고 기본부터 살필 수 있는 '기회의 시간'이 될 수도 있으리라.


때론 우리는 풀코스 마라톤을 못 뛰고 하프나 각종 단축코스를 택해 인생 경주에 임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마지막 한 조각의 퍼즐 조각을 찾지 못한 채 퍼즐 맞추기를 끝낼 수도 있다.


그럴 때 하워드 가드너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떠올리며, 때를 멈추지 않고 진행하시는 전능자 하나님을 찾게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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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4/27/2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