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Lord is whispering stories to you! Perk up your ears and listen well. Then your spirit will grow quickly and your heart will also grow quickly!
30여년전 막 직장을 다니기 시작했을 때 여고 동창에게서 전화가 왔다.
고2 때 같은 반으로 친하게 지냈던 친구여서 반가웠다. 만나자고 해서 나갔더니 보자마자 자기가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고 한다.
성경을 너무 잘 가르치는데 너도 와서 들으면 좋겠단다. 속으로 얘가 갑자기 왜 이러나 싶었다.
내가 천주교 신자인 것을 알면서도 교회에 데리고 가려고 하니 불쾌하기까지 했다.
“나는 성당 잘 다니고 있는데 너희 교회를 왜 가냐? 싫다.”고 했다.
말은 그리 했지만, 사실 당시 나는 대학 졸업할 즈음부터 믿음이 점차 약해지면서 신앙생활에 냉담 해져 있었고, 마침 부모님도 성당을 쉬고 계셔서 자연스럽게 성당을 다니지 않고 있었다.
성당이 집 근처에 새로 건축이 되고 있던터라 그 앞을 지나다닐 때마다 양심에 찔리긴 했지만, 주말마다 친구들과 놀러 다니느라 점점 내 마음이 멀어져 있을 때였다. 하지만 언젠가는 다시 가게 되리라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개신교로 전향할 생각은 꿈에도 없었다.
천주교에서는 개신교를 프로테스탄트, 즉 ‘반항아’란 뜻으로 그리 곱게 보지 않는다. 우리가 뿌리라면 개신교는 가지에 불과하다고 여겼으며, 역사와 전통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자긍심이 대단했다. 나 또한 그렇게 배웠기에 천주교 신자로서 자부심이 있었다.
반대로 개신교 역시 천주교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친구는 이 후 나를 만날 때마다 '시간 내 한번 들어봐라, 성경에 궁금한 것 없냐?' 자꾸 성가시게 했다.
또 그 친구의 엄마가 친구인 우리 아버지에게 “우리 집은 불교인데 딸이 이상한 교회에 빠진 것 같은데... 네 딸은 성당 다니고 성경을 아니 우리 애 빼내게 도와달라”고 부탁을 하신 것이다.
그러고 보니 신앙에 관심도 없던 친구가 자꾸 성경 얘기하고 인생이 바뀌었다 하고 흥분해서 다니는 걸 보니 나도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친구의 교회에 가보기로 했다. 가서 무슨 말씀을 전하는지 들어보고 친구를 빼 와야겠다 다짐하게 된 것이다.
# 첫 강의를 듣다, ‘태양아 멈추어라’
‘어디 한번 들어보자’ 하는 불순한 마음으로 첫 강의를 들었다.
“여호수아가 이렇게 기도해서 태양이 멈추고 달도 뜨지 않아 종일토록 대낮이 되어 이겼데요. 믿으시나요?”
“믿죠! 성경에 그렇게 쓰여 있잖아요”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는데, 천동설과 지동설, 당시의 시대성으로 성경을 봐야한다는 말에 난 할 말을 잃었다.
반박하고 싶었지만 양심상 ‘성경에 쓰여진대로’라고 더 이상 억지를 부릴 수 없었다.
‘뭐지?’ 자존심이 상했지만 나도 모르게 다음 성경 공부의 약속을 잡아버렸고, 이 후로 '베드로와 물고기', '엘리야 이야기', '홍수심판...'
학창 시절 국어 시간에 숱하게 배운 '비유'와 '상징'이 성경에서도 이렇게 쓰여졌다니,
‘지구가 몽땅 물에 잠겼다’라며 주일학교에서 그림 그리고, 노래까지 불렀던 기억들이 나며 내 안에 뭔가가 와장창창 깨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교만하게 팔짱 끼고, 다리도 꼬고 앉아서 ‘어디 해보세요? 뭐 특별한 게 있겠어?’로 시작한 성경공부였다.
처음엔 말씀을 2~3개만 듣고 그만둘 생각이었는데 뭐에 홀린 듯 정신 차리고 보니 30개를 다 듣고 있었다.
알고보니 난 성경에 무식한 바보였고 교만으로 가득한 24년차 모태신앙 신자였다.
영계론에선 ‘불신지옥, 예수천국’의 맹목적 신앙관이 깨어지고, 창조목적, 타락론에선 내가 오랫동안 궁금해했던 선악과, 뱀의 꼬임등이 성경안에서 풀어지는데 충격, 충격의 연속이었다.
역사론에서 ‘역사는 동시성’ 도표를 보는데 성경 속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아닌 6천년간 인류 역사속에서 역동적으로 역사 해 오신 하나님임이 확실하게 보여지며 전율이 흐르고 더 이상 친구를 이단 교회에 빠진 사람이라고 몰아 세울 수 없게 되었다.
나는 그간 종교와 과학, 문학을 따로 보았고, 신앙과 삶, 생활을 따로 따로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니, 이렇게 쉬운데 왜 여태 몰랐지? 그 많은 교회와 목사, 신학박사들은 도대체 뭐 한거야?’
이젠 반대로 기존의 신앙 지도자들에 대한 의문들이 생겨났다.
그리고 드디어 당시 서울 소재의 '낙성대 교회'에서 맞게 된 말씀 공부의 수료식!
아침에 기차를 타고 서울로 올라가서 밤이 되서야 집으로 돌아왔다.
긴긴 시간 동안 목사님은 30개의 강의를 다시 설명해 주셨고 끝날 때쯤 노래를 하나 부르셨다.
“이 심정 다 바쳐서 주님을 사랑하고 이 목숨 다하여서 이 역사 사랑했네...”
‘사랑도 다시 한번’이라는 곡이다. 그 순간 ‘저 분은 저 노래 가사처럼 맘과 뜻과 목숨 다해 하나님을 사랑하고 형제를 사랑하고 사신 분이구나’
깨달아지면서 가슴에서 뜨거운 뭔가가 올라왔고 동시에 머리는 깨질 둣 아팠다.
친구가 많은 인파를 뚫고 목사님께 날 소개하며 인사를 시키는데 난 정신이 나간 상태였다.
말씀을 들으면서 한번 인식관이 바뀌고 목사님을 처음 직접 뵈면서 내 영혼이 놀랐던 것 같다.
그 이후 나는 30년이 넘게 이 교회를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끝까지 다닐 것이다.
천주교 신자였을 때는 막연하고 추상적으로만 믿었던 무식한 신앙인에 불과했다.
가까이 하기에 멀기만 했던 하나님, 성령님의 존재, 성자 본체에 대해서는 아예 아는 것이 없었다.
의미도 모르면서 늘 밥 먹듯이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하며 가슴에 성호, 십자가를 그리며 살았는데, 진리의 말씀을 듣고 안개 걷히듯 성경의 의문과 신앙에 대한 부정적 생각들이 사라지면서 지금의 내 인생은 그야말로 ‘은혜의 삶’으로 변화 된 것이다.
이 순간도 내 영혼은 삼위와 예수님에 대한 감사와 사랑의 고백이 차고 넘친다.
무지무지 무서운 게 ‘무지’라고 목사님께서 말씀하셨다.
“저를 성경의 무지에서 벗어나게 해주시고 깨달음으로 빛의 세계에서 살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육 평생 영 영원히 감사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오늘도 고백한다.
스토리텔러 박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