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he Lord is whispering stories to you! Perk up your ears and listen well. Then your spirit will grow quickly and your heart will also grow quickly!
먼 산의 능선은 매일 밤 내 꿈을 베어 물었다.
낡은 바위 위에 턱을 괴고 앉아 있으면, 철창 사이로 스며드는 바람이 내 귀를 간지럽혔다.
"늑구야, 여기가 네 낙원이야."
사람들은 웃으며 말했지만, 내게 그곳은 낙원이 아니라 '박제된 숲'이었다.
봄의 연둣빛도, 가을의 핏빛 단풍도 결국 쇠창살이라는 격자무늬에 잘려 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온전한 하늘을 갖고 싶었다.
단 한 번만이라도, 내 발바닥이 콘크리트가 아닌 살아있는 흙의 심장박동을 느끼길 갈구했다.
그러던 어느 날, 운명은 '틈'의 모습으로 나를 찾아왔다.
빗줄기에 파이고 얕은 흙으로 가려진 그 '틈'을 발견하고는, 발이 짓뭉개져라 흙을 파냈다.
지금이 아니면, 영원히 박제로 사는 거다.
나는 숨을 죽이고 그 틈을 비집고 나갔다.
드디어 빠져 나왔다.
첫발을 내디딘 순간, 폐부 깊숙이 박히는 비릿한 흙냄새와 서늘한 공기. 그것은 내가 평생 받아 먹어온 그 어떤 고기보다 달콤한 '자유의 맛'이었다.
나는 바람을 가르며 달렸다.
털은 흙과 물에 젖어 무거웠지만 심장은 가벼웠다.
처음으로 머리 위에 지붕이 없다는 사실이 나를 전율케 했다.
산등성이를 타고 오르며 나는 목을 놓아 울부짖었다.
아우—!
그 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골짜기를 가득 채웠다.
누구에게도 길들여지지 않은, 오직 나만의 언어. 나는 그 울음소리가 되돌아오는 것을 듣고서야 비로소 내가 살아있음을 실감했다.
밤새 달렸다. 발바닥이 돌부리에 찢겨도, 가시덤불이 옆구리를 긁어도 멈추지 않았다.
하늘이 점점 열리고, 별들이 한 점씩 불을 켰다. 그것들은 내가 철창 너머로 손가락 두 마디만큼씩만 보아오던 그 별이 맞긴 했지만, 이제는 온 하늘이 내 것이었다.
나는 그 아래 네 발로 서서 한참을 그냥 숨만 쉬었다.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하지만 자유의 대가가 서늘하다는 것을 알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숲은 나를 환영하지 않았다. 날카로운 가시덤불은 내 피부를 찢었고, 굶주림은 뱃속에서 짐승처럼 으르렁거렸다.
내가 사랑했던 그 '먼 산'은 밤이 되면 나를 집어삼킬 듯 어두운 심연으로 변했다.
두려움은 처음엔 냄새로 왔다. 낯선 어둠의 냄새, 썩은 나뭇잎의 냄새, 그리고 내 자신에게서 나는 공포의 냄새.
나는 이리저리 헤맸다. 방향을 잃었다.
흙냄새도, 바람의 결도, 아무것도 나를 이끌지 않았다.
그때야 깨달았다. 내가 그토록 믿었던 야성이란 것이, 사실은 한 번도 혼자였던 적 없는 미성숙이었다는 것을.
홀로 남겨진 언덕 위에서 나는 비로소 알았다. 내가 원했던 것은 방황이 아니라, 돌아갈 곳이 있는 모험에 불과했었다는 것을.
지칠 대로 지쳐 쓰러져 있을 때, 멀리서 낯익은 목소리가 들렸다.
"늑구야! 늑구야!"
두려움 섞인 외침이 아니었다. 분노도 아니었다. 잃어버린 자식을 찾는 부모의 절규였다.
그 목소리는 어둠을 뚫고 내 귀속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나는 일어서려 했지만 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나를 가두었던 것은 철창이었지만, 나를 붙들고 있었던 것은 그들의 다정한 손길이었음을 그제야 알았다.
다시 돌아온 우리 안. 익숙한 마른 짚 냄새가 코를 찔렀다.
사람들은 나를 나무라지 않았다. 대신 젖은 털을 말려주고, 상처 난 몸 구석구석에 조심스레 약을 발라주었다.
그 손의 온도가 나를 무너뜨렸다. 안도감과 부끄러움이 한꺼번에 밀려와 나는 고개를 파묻었다.
숲에서 한 번도 흘리지 않았던 눈물이, 그들 손 위에 떨어졌다.
이제 나는 다시 먼 산을 본다.
여전히 그곳은 아름답고, 언젠가 또다시 내 영혼은 저 숲을 향해 뛰쳐 달려 나갈지도 모른다. 나는 늑대니까, 내 안의 야성은 결코 잠들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이제 이전과 확연히 달라진 것이 있다.
우리 안에서 먼 산을 그리워하던 때에도, 빠져 나와 굶주림에 눈이 멀어 산속을 배회하던 그 때도,
누군가 단 한 순간도 나를 시야에서 놓지 않으신 분이 계셨다.
내 흔적을 따라 어둠 속을 걸으시며, 내가 스스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셨다.
그분은 그 모든 것 ‘방황도, 상처도, 굶주림도’ 을 이해했고, 비로소 온기를 제 발로 찾아오게 하려는 가장 긴 산책을 허락하신 분이시다.
나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철창 너머로 보이는 별빛이 창조주의 눈동자처럼 나를 비춘다.
그의 눈과 눈이 마주치는 순간이다.
"나의 창조주여, 저를 숲으로 보내신 것도, 다시 이곳으로 부르신 것도 당신의 사랑이었음을 고백합니다.
제가 어디에 있든, 당신은 나의 영원한 숲이십니다.“
- 주재형 쓰다